영상 50초 부분에서 영훈이 박진영에게 이런 말을 해요.
혹시 이 자리를 빌려서 살짝 보여주실 수 있으실까요?
그런데 자막은 영훈이 한 말과 다르게 나와요.
혹시 이 자리를 빌어서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차렸나요?
자리는 빌리는 것이지 비는 것이 아니에요
자막에 나온 '이 자리를 빌어서'라는 표현에서 빌다는 '남의 물건을 공짜로 달라고 호소하여 얻다.'라는 뜻으로 쓰는 단어예요. 반면, 영훈이 말했던 '이 자리를 빌려서'라는 표현에서 빌리다는 '어떤 일을 하기 위해 기회를 이용하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단어고요.
그러니 '빌다'라는 단어를 사용해 '이 자리를 빌어서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쓰면 '이 자리를 구걸해서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아요.
어때요? '이 자리를 구걸해서'라는 표현이 자연스럽나요?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예요. '이 자리를 통해서'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겠죠. 그러니 자막은 틀렸고 영훈이 맞아요. "이 자리를 빌려서 ..."라고 말해야 옳은 표현이죠.
그렇지만 일상에서는 '이 자리를 빌어서'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쓰여요. 우리는 알게 모르게 자리를 구걸하고 있었던 거죠.
주로 '기회를 얻게 되었다'라는 의미로 쓰여요
이건 전적으로 제 의견이지만, 영훈이 한 말도 썩 자연스럽지는 않아 보여요. 왜냐하면 이 표현은 주로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음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표현이니까요. 시상식에서 "이 자리를 빌려서 ㅇㅇ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처럼 사용하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듯, 자리를 빌리는 주체가 나일 때 쓰는 편이 가장 자연스러워 보여요.
영상과 같은 상황에서는 보통 '이 자리에서'를 더 많이 쓰죠. "혹시 이 자리에서 살짝 보여주실 수 있으실까요?"처럼요.
앞으로는 자리를 '빌려서' 하세요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을 때는 그 자리를 '빌려서' 하세요. 그 자리는 구걸할 필요가 없어요.🤩
(그런데 보통 자막에서는 영상에서 말하는 사람이 잘못된 표현을 썼을 때 그것을 올바른 표현으로 고쳐서 보여주던데, 특이하게도 이 영상에서는 말하는 사람이 올바른 표현을, 자막이 잘못된 표현을 사용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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